돌아갈 수 있을까?

개요

한 세대 만에 잃어버린
  우리들의 아름다운 신앙의 흔적들

교회가 사회로부터 존경받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일까? 대형 교회의 목회 세습과 목회자들의 각종 비리 그리고 입에 담기도 민망한 성추문 등이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 오르내리는 요즘 세태를 보면 거꾸로 교회가 언제 사회로부터 존경받은 적이 있었는지, 사람들에게 사랑의 대상이 된 때가 있었는지 묻게 된다. 그런데 그런 시절이 있었다. 지금처럼 물질적 풍요가 넘쳐나지 않던, 그야말로 가난을 숙명처럼 여긴 채 쌀을 되나 말로 사다 먹으며 연탄을 때던 그런 시절이었다.
  1960년대와 1970년만 해도 예배당 안에는 종교적 엄숙성과 사람끼리 부대끼는 따스한 온기가 넘쳐났다. 어린아이들도 검정 고무신에 여러 번 기워 누더기가 된 양말을 신고 다녔을망정 예배당에 가면 무릎을 꿇고 앉아 조용히 기도를 드렸다. 흰쌀밥에 고깃국 실컷 먹게 해달라는 기도는 종교적 사치나 맘몬주의가 아닌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가난한 이들의 실존적 기도였다. 아이를 포대기에 둘둘 말아 업은 아주머니들은 예배가 끝나면 눈물 콧물로 얼굴이 범벅이 되었다. 그 와중에도 예배당 구석엔 성미가 쌓이곤 했다.
  까마득한 옛날이야기 같지만 실은 얼마 전 이야기다. 모든 게 풍요로워진 요즘 한국 교회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30~40년 전 한국 교회와 크리스천들의 신앙생활 모습을 오롯이 복원해 낸 책이 출간되었다. 기독교 작가로 활동 중인 유승준 씨가 펴낸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아바서원)가 바로 그 책이다. 책 속에서 저자는  ‘종탑’, ‘달빛 시계’, ‘한옥 예배당’, ‘마룻바닥과 방석’, ‘신발장’, ‘성미 주머니와 항아리’, ‘산 기도’, ‘찬송가 궤도’ 등 예전 교회에서 볼 수 있었던 신앙의 흔적들을 25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그에 따르면 목사님 식구들과 함께 먹던 ‘개떡’은 ‘아무 맛도 없었지만 배가 불러 좋았던 일용할 양식’이었고, ‘풍금’은 ‘동심의 나라로 인도하는 영혼의 징검다리’였으며, 부활절마다 어머니가 곱게 다려 입던 ‘곱디고운 소복’은 ‘고난과 부활에 동참하기 위한 정갈한 준비’였다. 이밖에도 책 안에는 해마다 간발의 차로 놓치고 말았던 산타 할아버지, 새벽바람을 가르며 울려 퍼지던 천사들의 선율 같았던 성탄절 새벽 송, 누구나 시인, 수필가, 연주자가 되었던 아스라한 가을밤 추억이 담긴 문학의 밤 이야기 등이 가득 담겨 있다.

출처

국가환경교육통합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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