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와 다리

개요

[표지글]

타닥타닥~ 뿌연 흙먼지 속에 불현듯 나타났다 사라지는 강의 실루엣. 꽃잎이 난분분하던 어느 봄날, 나는 강가에서 추억 속의 흑백사진 한 장을 끄집어 낸다. 사진 속에서 시린 강을 건너던 우리 아버지와 시퍼런 강을 건너오는 어머니가 지그시 웃고 있다. 미소를 머금고 강을 바라보던 그 모습은 내게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무늬가 되었다. 그 때 그 미소의 의미를 나는 지금도 정확히 해독하지 못하고 있다.

울 아버지, 울 엄마가 건너가고 건너온 그 나루는 이제 폐쇄되어 바람과 논다. 아니 바람이 되었다. 그리곤 어느 날 다리가 놓였다. 나는 이제 차를 타고 그 곳을 지난다. 다니면서 가끔 되뇐다. '나루여 슬퍼하지 마라. 잊혀짐이 나루의 일이거니!" 나는 본 체 만 체 고개를 돌린다. 더 이상 나루를 붙잡고 대화할 수 없다. 나루는 이미 제 소임을 끝내고 강으로 돌아갔거늘.

출처

국가환경교육통합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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